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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현 개인전 «비포즈 非pose»

2023.03.04 - 03.19

래빗앤타이거 갤러리는 2023년 3월 4일부터 19일까지 정덕현 작가의 개인전 «비포즈 非pose»를 소개합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을 주로 그려왔던 정덕현은 이번 전시 «비포즈 非pose»를 통해 인물로 작업의 대상을 확장합니다. 전시는 <비포즈> 연작과 <눈치인간>연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전시의 제목이기도 한 <비포즈> 연작은 말 그대로 포즈를 취하지 않은 인물 또는 동물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타인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한 채,  누군가 자기를 보고 있다는 지각이 없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순간의 모습을 포착한 것입니다. 이 모습을 작가는 소량의 먹을 물에 희석하여 형상이 거의 드러나지 않을 만큼 연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표현 방식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인위적 꾸밈을 내려놓는 벌거벗은 순간의 모습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꾸밈없는 순간이 과연 삶의 진짜 모습 즉 실제의 참 모습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작가의 유보적 태도를 드러내기도 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작가가 정물화를 그리며 사물을 대하는 태도에서 계속해서 견지해왔던 것이기도 합니다.

 <비포즈>연작과는 반대로 <눈치 인간> 연작에서의 인물들은 타인의 존재와 시선을 의식하며 드러나는 순간, 즉 눈치를 보는 모습으로 존재합니다. 상호 관찰을 습관으로 삼는 오늘날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갖게 되는 기술인 눈치는 그의 그림에서 마치 보호색처럼 작동하고 있습니다. 인물과 배경은 거의 비슷한 색으로 미끄러지며, 개인이 구별되지 않는 지대를 형성합니다. 그러나 나를 철저하게 감추는 기술은 어딘가 경직된 눈빛, 멈출 수 없는 겨드랑이의 땀, 나도 모르게 뱉어 버린 거부 의사 (네니요?), 시선과 다른 것에 집중하는 귀 등 온몸으로 흘러나오며 좌절됩니다. 이 들켜버린 눈치는 ‘비포즈’의 또 다른 모습이라는 점에서 <비포즈>연작과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작가: 정덕현

기획: 노승표

서문: 이채원

촬영: 백승현

포스터디자인:  노승표

© 2022 by Rabbit and Tiger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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